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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속삭임/향기없는 바람

향기 없는 바람

2004/04/16

누군가가 쓴 추리 내지는 괴기 비슷한 소설이 있었죠

아무런 체향도 갖지 못한 사나이의 살인을 다룬 내용

체향을 갖기 위해서 살인을 하고,

마지막엔 어느 소녀로부터 만들어 낸 향수로

자신을 죽이는 ...

아마 제목이 '향수'였던거 갔군요.

그 소설이 나온 지는 무척 오래된 거 같은데,

오래되어서 잘 기억이 나진 않습니다.

지난해인가에 서점에서 그 책을 보긴 했습니다만...


그 소설의 주인공은 자신의 체향이 없는 이유로

냄새를 잘 맡지요.

제게서 나는 체향이 어떤 건지는 잘 몰라요

아무래도 남자들은 냄새는 잘 못 맡잖아요?

비누나, 향수를 함유한 종류를 사용하지 않고

샤워를 하고 나서 냄새를 맡아 본 적은 있어요.

뭐랄까.... 표현하기는 좀 어려운...

그렇게 기분 나쁜 냄새도 아니지만,

뭐 썩 좋은 냄새도 아니었습니다.

땀 냄새가 조금 썩이면, 약간 시큼하면서 상쾌한 그런

냄새가 되더군요.

묵은 냄새는 영 아니었지만...

제게 맞는 향수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해 본 일들이었습니다.

결론은 식물성으로, 이끼나 곰팡이류에서 채취한 듯한 그런

향수가 어느 정도 맞다는 거.

동물성은 제겐 영 아니구요.

합성 향료 중에서도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을 주는 향수가 맞다는 거죠.

아무래도 섹시함을 나타내려면

동물성이 좋을 텐데, 그게 제게는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주변의 많은 냄새...

물론, 향기 없는 바람은 그런 향기를 말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름대로의 개성을 갖고 살며,

독특한 인격, 삶의 여운 같은 그런 것을 빗댄 말이었는데,

제가 스스로를 생각해 봐도

그런 개성이나, 뭐 그런 것이 없는 것 같아서

향기 없다고 한 거구요

또 다르게는 향기 좋은, 그런 인생을 바래는 맘에서...

바람이란 것도 그래요.

바람은 어느 곳에서든 오래 머무르지는 않지요

형체가 뚜렷하지도 않구요, 색깔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그저 스쳐 가는 느낌으로 알 수 있는 거지요.

그렇게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단지 존재감만 어렴풋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것처럼

제가 사는 것이 그런 게 아닌가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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