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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속삭임/향기없는 바람

해는 서편으로 넘어 가고

2004/04/16

날이 저물고 있다.

해가 서편으로 기울어져 멀리 보이는 아파트들과 작은 집들과

그 뒤에 있는 산을 넘어

그 보다 더 멀리 있는 대지와 바다를 넘어가려 한다.

핑계 김에 한참을 아무 소득 없이 보냈다.

머리 속엔 가득 하고픈 일들은 수선을 피우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도 이룬 것이 없는 채로

이 봄을 맞으려 한다.

앞으로 살고자 한 날이 많아서,

그 남은 날들을 어찌 살아야 할지 아득하기만 하고...

괜한 객기라도 부려볼 참으로

'나 오늘 미쳤어.'

선언하듯이 하고는 마구 무언가에 몰두도 해 보지만

능력의 부족인 탓인지, 게으름의 소산인지

매번 중간에서 머물곤 한다.


또 하루가 간다.

해가 서편으로 넘어간다.

방안에도 땅거미가 드리우고, 어둑어둑해진 바깥은 고요하기만 하다.


하루를 보내면서

오늘도 기도를 해야겠다, 나 자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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