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16
머리속이 찌뿌드하고, 웬지 짜증이 난다.
이런 날은 정말 헷가닥 할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누구 나한테 욕 먹어 줄 사람 없나?
날이 잘 선 칼 들고 좌우로 흔들면서
사람들 사이로 뛰어 다니고 싶은 기분이 드는 날이다.
아고...
가슴의 심장이 콩닥거린다.
젠장,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고동소리...
사는 게 뭐 대단한 거라고...
책은 손이 잘 잡히질 않고,
들여다 봐도
6편의 갱 속에서 터뜨린 다이나마이트에 의해 가득 메워진
먼지 속에 있는 것처럼
30센티 앞도 분간하기 힘든 것 같은 심정이다.
(참고 : 탄광 같은 곳에서 층단위로 뚫은 갱을 편이라는 단위로
칭한다.)
(지하에 뚫린 여섯번째 갱이 6편이다.)
밖에 공기 펌프로 불어 넣는 공기마저도 희박해,
5센티정도의 불꽃을 보여야 정상일 라이터 불이
겨우 5밀리도 안될 만큼 가물거리는 것 같은
호흡의 곤란함 마저도 겹쳐 있다.
숨이 가빠지고, 눈 앞에 보이는 사물이-화면의 글자를 포함해서-
일렁인다.
아무런 생각같은 것도 들지 않으려는 듯,
몽롱한 의식이 나를 유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