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17
나른하고 맑고 멋스런 하늘인 이른 날,
까마득하게 잊혀진 날들을 기억해 보곤 한다.
탈탈거리는 경운기 위에서
볏 섬 베개 삼고 피리를 불어 본다.
누가 있어 들어 줄 리 없어도
지나는 길에 처녀 너댓이서
한 순간이라도
더벅머리 비듬 투성이의 잘 생긴 이 청년을
가슴 속 한 쪽에 담아 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