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16
나 자신이 요즘 딜레마에 깊이 침잠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마치 뭐랄까, 그것이 좋아서
빠져 나올 생각도 하지 않는 것처럼
무엇을 해야 할지, 혹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든 것들이
아주 신선하고, 차가운, 꽉 막힌 철벽처럼 그렇게
내 마음의 창과 문을 들이막고 있는 기분이다.
틈새로 들어오는 가느다란 빛살을 보고
바깥 세상을 연상하며 무지개를 상상하는 그런 모습으로
구석진 방 한 켠에 쪼그리고 앉은 나를 연상한다.
분명 저 밖에 나의 사랑이 있고, 이상이 있고, 야망이 있는데도
그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나를 반길지, 혹은
나를 무시할지 그러한 모든 것들이
내 안의 공포가 되어 나를 위협한다.
자신의 무력감을 느낄 때,
과연 저 문 밖의 사람들은 자기의 세상에서
어떤 방법으로 그것을 헤쳐 나올까하고 의문도 갖는다.
얏! 하고는 탁탁탁 털고는 나와 버리는지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문 열고 나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