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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속삭임/향기없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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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16

세상은 착하거나 정말 순진하게 살기엔 벅차다

요령껏 착한 척 하는 게 낫다.

속으로는 음흉한 이빨을 숨기고서 말이다.

집에 기르는 고양이...

실은 그 고양이가 괭이와 같은 족속이라는 것을 상기해 보자

괭이는 고양이의 몸집 정도로 작지만

맹수로 분류한다.

괭이 한 마리 잡는데는 잘 훈련된 개가 서너 마리 필요하다.

그나마도 잘만 걸리면 개 한두 마리는 죽는다.

그래야만 괭이를 잡는다.

괭이, 고양이

많은, 아니 인간이 길들인 고양이 이외에 들고양이조차도

고양이과 동물들은 야수의 본능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또한 대부분의 고양이과 동물들은 맹수다.

집고양이는 교활하게도 발톱을 숨길 수 있는 유일한 고양이과 이며

들고양이가 되고 나면, 그나마도 숨기던 발톱을 숨기지 않는다.

고양이의 송곳니, 그 날카로움은 노끈정도를 가볍게

잘라낸다.

(철사는 송곳니에 잘 걸리지 않아서 끊질 못하두만...)

고양이의 혓바늘은 모든 혀에 닿는 것을

목구멍으로 인도하는 모양으로 되어 있다.

고양이가 핥을 때의 그 까칠함은 혓바늘이 서면서 느껴지는 것이다.

어둠 속일수록 더 맑고 투명해 지는 고양이의 눈을

들여다 본 적이 있다.

그 파란 안광은 아무리 귀엽게 생긴 녀석이라곤 해도

그 속에서 파라락 거리는 듯한 불꽃은 분명

야성에서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과 동물들을 좋아한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잔인성과 교활함, 그리고 훌륭한 위장술들을 좋아한다.

화려한 외모와, 미끈한 율동

고양이의 그 부드러운 털과 몸짓...

그러나 그들은 맹수다.

난 세상을 그들처럼 살고자 한다.

날카로운 무기를 갖고, 야성으로 번쩍이는 눈빛을

감출 수 있는...

세상은 충분히 그렇게 살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DOOM증후군이랄까...

살인도 재미있을까???

(쩝... 그건 아니구나...)

아무튼, 세상 산다는 것은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는 것을

느낄 때면

고양이를 생각한다.

고양이, 괭이, 호랑이, 사자, 퓨마, 치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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