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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착하거나 정말 순진하게 살기엔 벅차다
요령껏 착한 척 하는 게 낫다.
속으로는 음흉한 이빨을 숨기고서 말이다.
집에 기르는 고양이...
실은 그 고양이가 괭이와 같은 족속이라는 것을 상기해 보자
괭이는 고양이의 몸집 정도로 작지만
맹수로 분류한다.
괭이 한 마리 잡는데는 잘 훈련된 개가 서너 마리 필요하다.
그나마도 잘만 걸리면 개 한두 마리는 죽는다.
그래야만 괭이를 잡는다.
괭이, 고양이
많은, 아니 인간이 길들인 고양이 이외에 들고양이조차도
고양이과 동물들은 야수의 본능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또한 대부분의 고양이과 동물들은 맹수다.
집고양이는 교활하게도 발톱을 숨길 수 있는 유일한 고양이과 이며
들고양이가 되고 나면, 그나마도 숨기던 발톱을 숨기지 않는다.
고양이의 송곳니, 그 날카로움은 노끈정도를 가볍게
잘라낸다.
(철사는 송곳니에 잘 걸리지 않아서 끊질 못하두만...)
고양이의 혓바늘은 모든 혀에 닿는 것을
목구멍으로 인도하는 모양으로 되어 있다.
고양이가 핥을 때의 그 까칠함은 혓바늘이 서면서 느껴지는 것이다.
어둠 속일수록 더 맑고 투명해 지는 고양이의 눈을
들여다 본 적이 있다.
그 파란 안광은 아무리 귀엽게 생긴 녀석이라곤 해도
그 속에서 파라락 거리는 듯한 불꽃은 분명
야성에서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과 동물들을 좋아한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잔인성과 교활함, 그리고 훌륭한 위장술들을 좋아한다.
화려한 외모와, 미끈한 율동
고양이의 그 부드러운 털과 몸짓...
그러나 그들은 맹수다.
난 세상을 그들처럼 살고자 한다.
날카로운 무기를 갖고, 야성으로 번쩍이는 눈빛을
감출 수 있는...
세상은 충분히 그렇게 살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DOOM증후군이랄까...
살인도 재미있을까???
(쩝... 그건 아니구나...)
아무튼, 세상 산다는 것은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는 것을
느낄 때면
고양이를 생각한다.
고양이, 괭이, 호랑이, 사자, 퓨마, 치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