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속삭임/향기없는 바람

불꽃(丹火 - 炎과는 다른 의미, 우주 태초의 에너지랄까...)

향기로운바람 2007. 9. 18. 12:57
2005/09/13

자아가 타는 불꽃처럼

생명을 태워 꺼지면 사라져 버리는 불꽃처럼

그렇게 덧 없는 것이라 믿기에는

이 현실감은 너무 강하다.

본질이 그러한데, 집착함이 덧 없는 것이라

자신의 영속성의 믿음에 대해 거들어 주는

이른바 영생을 말하는 이들에게 위안을 받는가...

영생이니, 윤회니, 환생이니, 영혼이니...

어떤 형태가 되건, 죽음이 타다 꺼져 버린 불꽃처럼 그렇게 사라짐을

용납하기 싫은 탓이려나...

그러한 속박이 아집이고, 집착이라...

그러한 마음에서 자유로워라...라고 말한다 해도

이 현실감은 너무 뚜렷하지 않은가

자아를 버리면, 나를 느끼고 아는 주체를 버림이니 나를 버림이 아닌가

그러면 나는 어디에 있는가?

본래 없던 것이니, 없는 것이 맞다라고 한들

뇌속에서 침잠하는 것일 뿐

육신의 죽음과 함께 뇌가 죽고, 그 안에 담겨 있던 정보

나를 발현시켜 준 주체도 사라지고

더 이상, 비록 가짜인 나라 하더라도 그 가짜를 만들어 줄 주체마져 사라져 버리지 않는가...

그대로... 좋은 것인가?

좋은가, 그렇지 않은가(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다)가 아니라, 어쩌면

좋고 그렇지 않고도 없는지도 모를 일...

그런 것일까나...

이후에 아무것도, 없어짐을 받아 들일 일일 뿐인가?

글쎄... 그래선 진화의 의미가 없지 않은가?

감각이 있고, 감정이 있고 정신 세계를 말하고, 나를 느끼고, 자아가 발현되고...

진회되어 왔기에 그러하지 않을래나?

그 모든 것이 그저 허무하게 사라져 버리는 것이라면...

내 살아온 기억과, 슬픔과 기쁨과 사랑과 증오...

이러한 것들이...

그러한 것들이...